학문과 덕행이 높은 군자는 말합니다. 학문이란 잠시라도 놓아서는 안된다. 푸른빛은 남빛으로
물들이지만 남빛보다도 더욱 푸르고, 어름은 물로서 된 것이지만 물보다도 훨씬 차다고,
먹줄을 친 듯 쪽 곧은 나무도 사람의 힘으로 구부려 수레바퀴를 만들려면 컴퍼스로 원을 그리듯 둥그렇게
된다. 일단 이렇게 된 이상은 이것이 아무리 뙤약볕에 쬐어져 말라 버린다 해도 다시금 본 대로의 곧은
모습으로 되돌아가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사람의 손에 의하여 구부러진 그 힘 때문이다. 나무는 먹줄의
힘을 입어서야 비로소 쪽곧을 수 있고, 쇠붙이는 숫돌에 갈아서야 비로소 날카롭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또한 훌륭한 인물이 되고자 하여, 널리 학문을 연구하며 날마다 자신의 언어와 행동을 밝혀
돌아보고 반성한다면 마침내는 지혜는 명석해지고 일상의 행위에 있어서도 허물이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높은 산마루에 올라서 하늘을 쳐다보지 못한 사람은 하늘이 얼마나 높은 것인가를
미쳐미처 모를 것이요, 깊은 골짜기에 내려가 땅속을 굽어보지 않고는 땅속이 얼마나 깊은 것인가를 미쳐
모를 것이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옛 성현이 남기신 말씀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학문이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전혀 깨닫지 못할 것이다. 오나라와 월나라, 또는 멀리 동쪽과 북쪽에 자리 잡은
오랑캐 나라의 아이들을 놓고 볼 때, 어느 나라 아이나 갓 낳았을 때의 울음소리는 다 같다. 그런데 그 아기들이
차츰 자라서는 풍속과 습관을 저마다 달리하니 이 어인 까닭일까? 그것은 오로지 후천적인 교육이라는 힘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시경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오 그대 군자들이여, 항상 편하길 바라지 마오, 주어진
분수를 고요히 지키며 정직한 길 두고 힘써 나아가면 신령님도 들으시고 큰 복을 내려 도우시리]
여기서 말한 신이란 도에 동화하는 것을 최고 목표로 한 것으로, 곧 성인과 같은 자리요, 복이란 인생에
있어서 기리 화 없는 것을 으뜸으로 한 것이다.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과 덕 (0) | 2021.09.10 |
---|---|
영광과 치욕, 성공에 대하여 (0) | 2021.09.09 |
학문의 힘 (0) | 2021.09.01 |
댓글